로그인 | 회원가입 | 즐겨찾기
화 촌 회

아름다운 차실순례 ⑬│티 게스트하우스(차의 세계 4월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효암 작성일13-08-18 14:38 조회2,147회 댓글0건

본문

티 게스트하우스 주인장 이선교씨와 딸
acha2.jpg
acha3.jpg

acha4.jpg

아름다운 차실순례 ⑬│티 게스트하우스

매화를 바라보며 햇차를 기다리다 정연화(본지 기자)

누구에게나 시작은 설렘을 안긴다. 새해, 입학, 결혼 등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시작을 맞이하고 앞날을 계획하며 다부진 다짐을 반복한다. 차인에게는 한 해의 시작점이 언제일까. 지난 달 22일, 때 이른 매화가 만개한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티(tea)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 부푼 기대감으로 햇차를 기다리는 차인을 만났다.

티 게스트하우스는 2006년 3월에 문을 연 ``외국인 전용`` 한옥 숙박시설이다. 한국문화를 체험하려는 외국인은 물론, 외국에 입양된 후 성인이 되어 한국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대문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아담한 장승이 정겹다. ``ㄷ``자 형으로 배치된 객실 7개는 모두 천연 목재와 대나무, 황토로 만들었다. 단 며칠이지만 외국인에게는 낯선 한옥 생활이 불편할 만도 한데 다들 잘 적응한다. 아마 한옥의 편안한 기운이 손님들의 정서까지 차분하게 다스리는 모양이다.
티 게스트하우스에는 특별히 차실이 마련돼 있다. 이 차실에서 외국인은 무료로 우리 전통차를 맛볼 수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이선교 씨가 직접 꾸민 차실에 앉아 있으니 마음이 저절로 풍요로워졌다. 찻잔이며 아기자기한 도자기, 좌탁과 지필묵에 저절로 손이 갔다. 이선교 씨는 그동안 차를 마시면서 모은 소품과 가구를 적극 활용해서 차실을 꾸몄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데 차생활이 큰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여러 외국인이 이 차실에서 차로써 한국문화 체험을 시작할 수 있다니 더욱 의미 있어 보였다.
이선교 씨는 대학 때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인터넷 차 동호회 ``차맛어때``가 막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벌써 7년 이상 생활 속에서 차를 실천하는 차인이다. 게다가 ``차맛어때``에서 남편까지 만났다니 차가 이선교 씨 인생에 대단한 출발을 선사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네 살 난 딸아이도 제법 차를 즐긴다.

티 게스트하우스 차실에 앉았다. 정갈한 격자무늬 문을 빠끔히 열자 만개한 매화가 한눈에 들어왔다. 매년 4월초 직접 꾸민 정원에 매화꽃이 피면 이선교 씨의 마음은 바빠진다. 열흘 남짓 피어 있는 꽃이 지기 전에 지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다. 네댓 가족을 초대해서 저녁을 먹고 매화꽃을 감상하며 차를 음미한다. 스무 명 정도가 모이게 되니 이래저래 만만치 않을 듯한데, 크게 준비하는 것이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차를 함께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워요. 올해 모임은 언제냐며 먼저 연락을 주시는 분도 있습니다. 예전부터 차를 알았든 몰랐든 상관없어요. 누구든 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있자면 금방 빠져들게 되니까요."
올해는 꽃이 일찍 피어서 모임 준비를 서둘러야겠다는 차인의 마음에는 이미 푸른 차밭이 펼쳐졌다. 차로 시작된 인연은 그렇게 차로써 끝없이 이어진다.
이선교 씨에게 정원에 굳이 매화나무를 심은 이유를 물었다. 곧바로 "매화는 차인에게 봄이 왔음을, 한 해가 시작했음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한다. "매화를 보고 있으면 󰡐한 달 후 우전이 나오겠구나󰡑, 󰡐곧 차를 만들러 가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요. 그 순간 마음이 얼마나 벅찬지 몰라요."
매년 이맘 때 가족단위로 모여서 시끌벅적하게 매화와 차를 즐기던 이선교 씨에게 이날 찻자리는 색다른 운치를 선사했다. 고요하게 둘러앉아 다담을 나누고 있자니 차의 사상과 정신이 더욱 진지하게 다가왔다. 늘 마당에 있던 매화였는데 새삼 새롭게 느껴지니 신기할 따름이라며, 언젠가 화개에서 느꼈던 매화 향이 그대로 집안 정원에 전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도 어김없이 매화와 함께 차생활을 시작하는 이선교 씨에게 한 해 희망을 들어봤다. "두 달 후에 둘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에요. 무사히 낳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가족 모두 건강해서 늘 차와 더불어 즐겁게 살아야죠."

- 자세한 내용은 <차의 세계> 4월호에서 보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